상처에 물이 닿는 것만으로 지민은 이미 아파하고 있었고 욕조는 너무 무서웠다. 태형은 제가 숨이 부족해 버둥거리는 걸 귀엽다고 생각했고, 물을 토해내는 새빨간 얼굴을 예뻐 했다. 지민은 이제 물이 무서웠고 김태형도 그걸 모르지 않았다. 지민이 태형과 함께 욕조를 쓰는 건 손에 꼽았고 지민은 또 제가 뭔가를 잘못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내가, 내가 뭐 잘못했어..? 화났어..? 지민은 태형에게 잡히지 않으려 욕조 끝에서 무릎을 세운 채로 울먹였다. 그리고 태형은 그 같잖은 거리감이 거슬렸다.

 

태형에게 목을 잡혀 끌려가면서 지민은 점점 더 겁에 질렸다. 벌은, 벌은 저번에 다 받았잖아.. 왜그래. 왜그래. 나 무서워. 무서워. 태형아. 잔뜩 긴장한 몸이 떨리는 게 눈에 보였다. 언제 욕조 바닥에 고개가 처박힐지 몰라 경직된 몸으로 지민은 두 팔을 겨우 들어 태형의 목에 감았다. 빨갛게 일어난 뺨을 태형의 가슴팍에 부벼가며 지민은 점점 더 가까이 몸을 붙여왔다. 무섭게 이러지마. 무서워. 무서워. 태형아. 나, 나 잘못한 거 없잖아.

 

" 잘못한 게 없어? "

 

머리채가 잡혀 억지로 고개가 들렸고 지민은 결국 눈물을 떨구기 시작했다. 지민을 울리고 나서야 태형은 장난이라고 웃으며 눈물을 닦아주고 지민을 달랬다. 목욕을 하는 내내 태형은 다정했지만 지민은 혼자 겁에 질려서 덜덜 떨었다. 그 떨림조차 혹여나 거슬릴까 갖은 눈치를 보는 오메가를 기어이 물 안에서 두 번이나 안고서야 태형은 지민을 내보내 주었다. 힘이 빠져 꺾이기만 하는 다리로 도망치듯 욕실을 나가는 지민이 태형은 귀엽기만 했다.

 

지민은 요즘 답지 않게 순하게 굴었다. 태형의 비위를 맞추려 애를 썼고 제법 귀엽게 굴었다. 귀찮게 또 아이를 가진 박지민은 낳게 해달라고 애원 아닌 애원을 하고 있었다. 먼저 임신을 했다고 말할 용기는 없고, 아이는 낳고 싶고. 그 안일한 생각이 웃기면서도 태형은 지민이 아이를 지키려 하는 게 좋았다. 증오하는 알파의 아이를 왜 그렇게 소중히 하냐고 물을 생각은 없었다. 그랬다간 박지민이 정말 정신을 놓을 것만 같았고, 어차피 지민이 뭐라든 태형은 아이를 원하지 않았다.

 

*

 

유산이었다. 몇 번째 유산인지 헤아리지 않기로 했는데도 지민은 또 울었다. 태형은 원래도 아이를 원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피임을 하는 것도, 하게 해주는 것도 아니었다. 알파와 오메가가 매일같이 붙어먹는데 아이가 들어서는 것도, 거친 성관계에 아이를 잃는 것도 전부 너무 당연하기만해서 지민은 우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언제까지 이래야 하냐고,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냐고 묻고 나서야 지민은 뒤늦게 제가 태형의 성질을 건드렸다는 걸 알아차렸다.

 

지민아. 오늘은 니가 많이 아프니까 그냥 넘어가 줄게.

 

벌은 다음에 받자. 그만 울고. 태형이 지민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아이를 가진 것도, 잃은 것도 전부 김태형 때문이었는데 저는 또 태형의 품에 안겨 있었다. 김태형을 더 자극했다가는 당장 침대 밑으로 던져질 것 같아서 태형을 밀어내지도 못한 채로 지민은 무기력하게 울고만 있었다. 지민은 이제 제대로 된 생각을 하는 것조차 어려웠다. 아이를 낳았던 기억을 되짚어보면 차라리 지금 잃는 게 더 나은 것 같다는 무서운 생각을 마지막으로 지민은 정신을 놓았다.

 

*

 

아파. 아파. 태형아. 아파요.

 

벌이라고 했잖아. 아파야지. 뺨을 감싸고 있는 손을 억지로 끌어내린 태형은 부을대로 부어오른 뺨에 또 손찌검을 했다. 이미 피를 본지 한참인데도 태형은 만족하지 못한 것 같았고 지민은 엉엉 울면서 아프다고 애원하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귀가 울렸고 머리가 아팠다. 입 안은 다 터져서 피가 베어 나오고 있었고 지민은 조금이라도 틈이 생기면 필사적으로 제 얼굴을 가렸지만, 태형의 다리 사이에 앉아서 고작 얼굴을 가린다고 달라지는 건 없었다.

 

이렇게까지 집요하게 맞는 건 너무 오랜만이었고, 지민은 이제 더 견딜 수가 없었지만 어차피 모든 건 김태형에게 달려있다는 걸 지민도 알고 있었다. 지민이 너무 울어서 토악질을 하기 시작하고 나서야 폭력이 멈췄다. 태형은 그제야 피투성이가 된 얼굴을 살살 쓸어주며 괜찮냐고 물었지만 지민은 제게 쏟아지는 폭력이 멈추고도 조금도 진정을 하지 못했다.

 

태형아, 태형아.. 미안해..미안해. 잘못했어.

 

지민은 이제 정말로 자신이 뭔가를 잘못했다고 생각했다. 그게 아이를 잃고 반쯤 미쳐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냐고 물은 건지, 아이를 잃은 건지, 가진 건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뭐든 다 제가 잘못한 것 같았다.  성치 않은 손으로 제 발목을 붙잡고 우는 지민은 절박해 보이다 못해 어딘가 넋이 나간 것만 같아서 태형은 한숨을 쉬면서도 그만 지민을 일으켜주었다. 태형이 지민을 끌어안고 이제 괜찮다고 달래준 뒤로도 지민이 진정하고 잠들기까지는 한참이 걸렸다.

 

*

 

그러게 왜 말을 안들어.

 

태형의 목소리가 평소보다도 낮았다. 아파서 그랬어. 아파서 못 먹었어. 거짓말하는 거 아니야. 진짜야. 입 안이 다 터져서, 아파서, 아파서 못 먹은 거야. 왜 그래. 그러지마. 태형아. 아파서 그랬어. 잘못했어. 잘못했어요. 지민은 또 눈물을 쏟아내며 울었다. 애를 방에 가두면 어떡해. 왜 그래. 잘못했어. 밥 잘 먹을게. 이제 잘 먹을게. 점심을 제대로 먹지 않았다고 김태형은 아이를 방에 가뒀다. 지민은 어제 밤새 귀가 먹먹해지고 두 눈에 핏줄이 다 터질 때까지 뺨을 맞았다. 입 안이 멀쩡할리가 없었고 뭘 먹어도 피와 섞여 엮겨울 뿐이었다.

 

지민은 잘못했다고 울면서 멍투성이인 얼굴을 태형의 어깨에 묻었다. 아이를 방에 가두는 귀찮은 짓은 하지도 않은 태형은 지민의 애원을 즐기며 뼈만 남은 등을 쓸어주고만 있었다. 제발. 제발요. 태형아. 내가 잘못했어. 말 잘 들을게. 태형아. 태형아.. 망가진 작은 손이 제 옷자락을 잡았다 놓았다를 반복했다. 박지민은 여전히 제대로 된 역할을 못하는 오른손을 주로 썼다. 멍청하기 짝이 없는 제 오메가가 귀여워서 태형은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빨리 괜찮다고 해주었다.

 

 

 


 

계속 올 수 있을지 잘 모르겠네요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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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 누구야. 누가 줬어. "

 

말로 할 때 대답해. 지민아. 진통제를 들켰다. 모른다고 했지만 그런 게 통할 리가 없었다. 지민은 정말로 누가 준건지 몰랐지만 그런 대답은 제가 들어도 수상하기만 했다. 태형은 모른다고만 하는 제가 점점 짜증이 나는 것 같았다. 집 밖으로는 한발짝도 나간 적 없는 박지민이 약을 직접 사왔을 리는 없고 제가 사다준 적도 없으니 남은 건 한 사람뿐이라고 태형은 생각했다. 약을 가져온 게 민윤기라면 문제는 심각해졌다. 아직도 제 사람들 중 윤기의 것이 섞여있다는 뜻이었고, 태형은 이제 지민을 믿지 않았다.

 

" 민윤기야? "

" 몰라.. 나 진짜 몰라서 그래. "

 

미안해. 진짜 몰라. 태형아, 진짜야. 한숨을 쉬며 제게 다가오던 김태형이, 지민이 그날 밤 마지막으로 본 모습이었다. 그 뒤로는 눈이 가려졌다. 처음엔 모른다고 할 때마다 뺨을 맞았다. 손바닥은 곧 주먹이 되었고 지민이 뭐라던 태형은 애초에 지민을 믿지 않았다. 모른다는 말은 얼마 가지 못해 사라졌다. 지민은 피를 뱉어 내면서 잘못했다고 울었지만 태형이 원하던 답은 그게 아니었다. 잘못했다는 소리조차도 태형이 발길질을 하기 시작했을 때쯤에는 더 이상 하지 못했지만 태형은 말이 없는 지민에게 정신을 차리라며 화를 냈다.

 

 

08

정신을 놓은 오메가를 병원에 데려가면서 정국은 몇 번이나 핸들에 머리를 박았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괜히 약 같은 걸 가져다 놓는 게 아니었다. 새벽녘에 운전 좀 해달라는 전화를 받고 올라간 정국은 피투성이가 된 채로 널브러진 박지민을 볼 수 있었다. 김태형은 박지민을 그렇게까지 망가뜨려 놓고도 분이 풀리지 않는지 몇 번째일지 모르겠는 담배를 태우면서 제가 운전대를 잡으면 사고나 낼 것 같다고 실소했다. 정국은 바닥에 다 쏟아져 있는 약통을 보고는 머리가 아팠다. 한숨을 쉬며 제가 가져다 둔거라고 말하자 태형은 그제야 담배를 끄고는 됐으니 병원에나 데려가보라며 웃었다.

 

박지민은 정말 많이 다쳤다. 고막이 찢어졌고, 뼈가 부러졌고, 장기를 다쳤다. 멀쩡한 곳을 찾을 수가 없어서 정국은 한숨 밖에 나오지 않았다. 정국은 수술실 앞을 지켰고 나중엔 병실 앞을 지켰다. 박지민은 늘 아파했다. 정국은 태형이 사실을 알게 된 이후로 지민이 멀쩡하게 걸어 다니는 걸 단 한번도 보지 못했고, 몸에서 멍이 사라진 적이 없다는 것도 알았다. 정국은 그저 작은 오메가 하나가 불쌍했을 뿐이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정국은 지민이 다친 게 전부 자신 때문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09

" 약은 민윤기가 가져다 놓은 건 아니래. "

 

내가 좀 심하긴 했지만 너도 이해하잖아, 지민아. 내가 널 어떻게 믿겠어. 그렇지? 이제 막 깨어난 애를 붙잡고 태형은 되도 않는 합리화를 했는데 지민은 눈물이 가득 차오른 눈을 하고도 조용히 고개만 끄덕였다. 역시 박지민은 그냥 죽었어야 했다. 김태형은 제 욕심 때문에 지민을 살려두고는 모든 일을 지민의 탓으로 돌렸다. 정국은 배신감을 이유로 쓰레기같은 짓을 반복하는 김태형도, 죄책감 때문에 학대를 감내하는 박지민도 모두 마음에 들지 않았다.

 

지민아. 피하지마. 나 상처받잖아.

 

응. 응..미안..미안해. 눈물을 닦아주려던 손을 피한 지민은 멍청하게 사과까지 했다. 겁에 질려 떨리던 몸은 태형이 가까이 가자 눈에 띄게 움츠러들었다. 그걸 보고도 굳이 엉망인 얼굴에 손을 대는 태형을 정국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지민은 그렇게 당하고도 또 잘못했어, 내가 미안해,를 반복하며 울었다. 다 망가진 손가락으로 태형을 붙잡고 나오지도 않는 목소리로 용서를 빌었다. 정국은 그걸 보면서도 둘과 같은 공간에 있을 자신이 없어서 조용히 병실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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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조아유..반응이 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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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 얘들아 자꾸 지민이한테 말 걸지마. "

 

내보내 달라고 우느라 지민이 목이 다 쉬었잖아. 윤기는 제가 도움을 구하려던 게 마음에 들지 않는 듯했다. 어차피 지하실에 내려오는 사람들은 제가 매달리는 꼴이 귀엽다고 데리고 놀았을 뿐이라는 걸 지민도 알고 있었는데 윤기만 모르는 것 같았다. 조용히 있을게요, 잘못했어요. 다신 안그럴게요. 작은 오메가가 겁에 질린 채로 울먹였다. 바닥에는 방금까지 살아있던 남자가 피웅덩이를 만들어내고 있었고 지민은 윤기의 손에 아직도 칼이 들려 있는 걸 본 뒤였다.

 

" 안 그럴거지? "

 

피투성이인 손이 지민의 뺨을 만졌다. 확 끼쳐오는 비릿한 혈향에 정신이 나갈 것만 같았지만 지민은 열심히 그 손에 제 뺨을 부볐다. 안 그럴게요, 안 그럴게요. 잘못했어요. 다신 안 그럴게요.  얌전히 있을 게요. 제가 잘못했어요. 민윤기는 제가 개처럼 구는 걸 좋아했다. 손에 뺨을 부비거나, 구두를 핥거나, 납작 엎드려 애원하면 조금은 너그러워진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윤기는 무서웠다. 지민이 엉엉 울면서 윤기의 손에 묻은 피를 다 핥아내고 나서야 윤기는 웃으며 지하실을 나갔고 지민은 한참을 더 울다가 정신을 놓았다.

 

지민의 자리는 대부분 지하실 문 옆 귀퉁이였다. 남자들이 사람을 끌고 오면 지민은 겁에 질려 눈을 감고 귀를 막은 채로 떨고만 있었다. 비명소리도, 피비린내도 지민은 전부 무섭기만 했다. 윤기의 사람들은 할 일을 끝내고 나면 그런 지민을 놀리는 걸 소소한 즐거움으로 삼았는데 지민은 그걸 알면서도 늘 여기서 나가게 해달라고 애원했다. 나갈 수 없다는 걸 지민도 인정하기 싫었을 뿐, 모르진 않았다.

 

한번씩 윤기가 목줄을 풀어내 지하실 밖으로 데리고 나가는 날이면 지민은 대부분 침대에 묶여 윤기를 받아내야 했다. 팔려 온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서 지민은 착한 강아지가 되어 있었지만 지민은 그 뒤로도 한달이나 더 지하실에 묶여 있어야 했다. 지민은 창녀처럼 구는 걸 배우고, 개새끼처럼 구는 걸 배우고, 잘못을 빌고 용서를 받는 법을 배웠다. 이제 잘하네, 하고 처음으로 칭찬을 받았던 날 지민의 거처는 지하실에서 사창가로 바뀌었다.

 

 

02

" 그게 다야? "

 

김태형은 점점 더 자주 간다는데, 왜 너는 여기 오는 게 드물까. 윤기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지민은 본능적으로 윤기의 발치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김태형이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아요, 제가 밖에 나가는 걸 싫어해요, 의심받는 것 같아요, 생각해 뒀던 변명들은 윤기가 저를 창고로 끌고 들어온 순간부터 하나도 떠오르지 않았다. 언젠가 들킬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 금방일 것이라고는 생각해보지 못했다. 억지로 입을 열어봐도 나오는 건 멍청한 신음소리가 전부였다.

 

" 지민아. 정신 차려. "

 

다시 우리집에 끌려와서 묶이고 싶어? 윤기가 웃으며 물었고 지민은 나오지 않는 변명을 집어치우고 윤기의 다리 사이로 기어가 얼굴을 묻었다. 다행히 제 행동이 마음에 들었는지 윤기는 직접 바지 버클을 풀어 입에 성기를 물려주었고 지민은 윤기를 만족시키려 최선을 다했지만 곧 머리채가 붙들려 목 끝까지 범해져야 했다. 지민을 숨이 넘어갈 때까지 울리고서도 부족한지 기어이 제대로 하라며 손찌검까지 한 윤기는 지민이 잘못했다고 울면서 용서를 빌고 나서야 머리채를 잡은 손을 놔주었다.

 

 

03

" 지민아. 너야? "

 

왜 그랬지. 내가 너무 잘해줬나, 그래서 그 사람보다 내가 덜 무서웠어? 큰 손이 제 뺨을 쓸었다. 처음보는 싸늘한 김태형에 지민은 머리가 하얗게 변했다. 지민은 그제야 태형의 눈에서 광기를 읽었다. 김태형은 항상 다정하기만 해서 잊고 있었지만 결국 김태형도 민윤기와 동류였다. 지민은 이제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다. 민윤기가 가르쳐준 수 많은 것들 중에 김태형이 모든 걸 알게 됐을 때의 상황 같은 건 없었다.

 

" 도망갔으면 죽여버리려고 했어. 나가지도 못했겠지만. "

 

한밤중에 나가서 날이 밝고서야 돌아온 김태형은 이제 전처럼 다정하지 않았다.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하는 주제에 그게 당연하다는 걸 알면서도 상처받고 우는 제 자신이 지민은 한심하기만 했다. 태형은 지민에게 언제부터였는지, 왜 그런 일을 한 건지,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모두 알고 있어서 묻지 않았는지, 알고 싶지 않아서 묻지 않았는지 지민은 알 길이 없었고, 먼저 모든 걸 얘기할 용기도 없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윤기가 지민이 사다가 태형이한테 심어두는..

그러다가 지민이가 태형이를 좋아하고...윤기가 알게 되고..태형이가 속은 걸 알게되고..

그런 걸 쓰고 싶었습니당.. 제가 개떡같이 써도 여러분이 다 알아보실 거라고 믿어요 :)

짐총이라고 해놓은 거는 저도 아직  커플링을 잘 몰겟어서... 쓰다보면 다른애들도 나오겟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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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이 빠졌잖아, 지민아. 다시 찌우기 전까진 안돼. "

 

태형이 오기만을 기다리던 지민은 뻔뻔하게 제 허리를 끌어안는 태형이 싫었다. 당장이라도 허리에 감긴 팔을 치워버리고 싶었지만 그랬다가는 다음주에도 아이를 보러 갈 수 없었다. 얌전히 안겨서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정답이었고 지민은 그렇게 해야만 했다. 태형이 안된다고 못을 박은 이상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지민이 안된다는 태형에게 아이가 보고싶다고, 보여 달라고 울었던 날, 지민은 이제 다 포기하겠다고 애원하던 그날을 떠올려야만 했다. 건방지게 군 벌이라며 그 다음주에도 아이는 볼 수 없었다.

 

지민은 울지 않으려 입술을 깨물었다. 제 허리를 안고 있던 손은 점점 아래로 내려가 결국 옷을 벗겨냈지만 지민이 할 수 있는 건 조용히 몸을 내주는 것뿐이었다. 가느다란 팔을 들어 태형을 끌어안으면서 지민은 아프게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지만 태형이 그 부탁을 들어줄지 지민은 알 수 없었다. 애초에 태형은 제 오메가를 가지고 놀다 울리는 걸 즐겼으니 매일 밤 지민이 아파하는 건 당연할지도 몰랐다. 김태형은 가학적인 섹스를 즐겼다. 피를 보고 숨이 넘어가라 울면서 아프다고 애원해도 태형이 만족하기 전엔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다.

 

 

 

*

 

 

 

" 오늘도 안돼? 벌써 세번이나 못 봤는데, "

 

오늘이면 한달인데, 한달이야. 태형아. 지민은 이제 다시 예전처럼 아이를 보지 못할 까봐 무서워졌다. 뭔가 더 말을 이어 가려다 태형의 표정이 굳는 걸 보고 지민은 그냥 입을 닫았고, 이제 제 비위를 맞추는 데는 도가 튼 것 같은 그 모습에 태형은 웃음이 나오려는 걸 겨우 참았다. 지민은 조용히 다시 침대에 기어 올라가 몸을 웅크렸다. 울음을 참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 와중에도 혹시 기분이 상했을까 제 눈치를 보는 지민이 너무 귀여워서 태형은 지민을 가만히 둘 수가 없었다.

 

" 태형아.. 아픈 거 싫어.. "

 

멍 투성이인 목덜미에 이를 박아 넣는 알파를 지민은 밀어낼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망가진 손으로 옷자락을 붙잡고 싫다고 말하는 게 지민이 할 수 있는 전부였지만 태형은 들은 척도 해주지 않았다. 태형은 피를 보고도 만족을 하지 못했고 지민이 견디다 못해 잘못했다고 용서해 달라고 울고 나서야 니가 잘못한 게 어디 있냐며 지민을 달랬다. 하루도 울지 않고 넘어가는 날이 없었다. 매일 아파서 울고 슬퍼서 울고 서러워서 울고, 태형이 집에 없을 때조차 지민은 제 인생이 너무 불쌍해서 울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지민은 이제 우는 게 지긋지긋했다.

 

 

 

*

 

 

 

나 말 잘 들었잖아. 살도 다시 찌웠고, 의사 선생님도 괜찮다고 했잖아. 지민은 뭐가 그렇게 서러운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이었다. 아니면, 이제 못 봐? 안 보여줄 거야? 두 달이 다 되어서야 지민의 입에서 정답이 나왔다. 태형은 멍청하게 그걸 이제야 깨달은 제 오메가가 귀여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태형이 웃는 걸 보고 지민은 결국 눈물을 떨구기 시작했다. 내가, 내가 뭐 잘못했어? 내가 뭐 잘못했지. 미안해. 내가 다 고칠게. 안그럴게. 뭐가 마음에 안 들어? 내가 다 고칠게. 잘못했어. 다 고칠게.

 

" 니가 너무 예뻐서 그래. 지민아. "

 

니가 너무 예뻐서. 태형은 저를 붙잡고 무너져 내리는 지민을 일으켜 눈물을 닦아주었다. 내가 잘못했어. 내가 다 잘못했어. 이러지마. ? 태형아. 이러지마. 싫어. 이러지마. 잘못했어. 잘못했어요. 내가 맨날 아프다고 울어서 그래? 안그럴게, 아프다고 안할게. 그만해 달라고도 안하고 시끄럽게 우는 것도 안할게. 이러지마. 이러지마. 이런 거 싫어. 다 나으면 보여주기로 했잖아. 갑자기 왜그래. 내가 다 미안해. 잘못했어. 이러지마. 태형은 지민이 울다 지쳐 쓰러질 때까지 가만히 지민의 애원을 듣고만 있었다.

 

태형은 아이가 자랄수록 엄마를 찾는 걸 보면서 조금씩 짜증이 났다. 박지민을 나눠 가져야 하는게 싫었고, 저를 싫어하는 게 눈에 뻔히 보이는데 아이를 사랑하는 것도 눈에 다 보여서 태형은 더 이상 아이와의 만남을 참아줄 생각이 없었다. 박지민이 받아들이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걸 예상은 했지만 제 자신이 인내심이 부족하다는 건 태형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쓰러진 지민을 품에 안고 태형은 한숨을 쉬었다. 지민이 아이를 찾을 때마다 태형은 역시 아이를 죽여버렸어야 했다고 후회하는 걸 박지민만 모르는 것 같았다.

 

 

 

*

 

 

 

"..주영이 보고 싶어. "

 

지민아. 주영이 데려 와줘? 태형이 눈물이 가득 고인 지민의 눈가를 문지르며 물었다. 의도가 명백한 협박에 지민은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 작은 반항조차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지민은 곧 머리채가 잡힌 채로 다시 태형을 마주해야 했다. 주영이가 보고 싶어? 너는 못 나가니까 여기로 데려 와줄까? 주영이도 여기 묶여 있어야 니가 정신을 차릴 것 같아서 그래. 지민아. 나는 우리 딸이 잘 자랐으면 좋겠어. 너도 그렇잖아, 그치? 태형의 말이 길어졌다. 김태형이 화가 난 것 같다고 생각하며 지민은 서둘러 팔다리를 접어 몸을 웅크렸다.

 

" 멍청하게 굴지마. 지민아. "

 

화가 난 김태형은 무서웠다. 헝크러진 머리를 정리해주는 손길을 받으면서도 지민은 움찔거리며 몸을 떨었다. 안그럴거지? 하고 다시 묻는 말에 지민은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태형의 멍청하게 굴지 말라는 말은 제게 거슬리는 행동을 하지 말라는 뜻이었다. 계속 김태형을 건드리면 곧 뺨을 맞고 바닥에 던져질 거라는 걸 지민은 경험으로 알았다. 지민은 태형을 이길 수 없었다. 어차피 모든 건 태형의 뜻대로 될 수 밖에 없었고 지민이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순순히 태형의 뜻을 따르거나, 태형의 화를 몸으로 다 받아내고 잘못했다고 우는 것뿐이었다.

 

" 이제 주영이 얘기는 하지 말자. 원래 그러기로 했잖아. "

 

대답해야지, 하고 저를 찍어 누르는 눈을 피하면서 지민은 겨우겨우 입을 열어 그러겠다고 말했다. 지민이 사그라지는 목소리로 원하는 대답을 하고 나서야 태형은 눈에 힘을 풀었다. 굳은 얼굴이 풀어지는 걸 보고서도 지민은 몸을 웅크린 채로 태형의 눈치를 봤다. 이제 아이는 만날 수 없었다. 울고 싶었지만 안그래도 화가 난 김태형을 자극하는 꼴이 될까봐 억지로 눈물을 참으면서 지민은 언제쯤 이 거지같은 인생이 끝날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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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에서야 종강을 했슴다...또 다시 반년만에 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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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미안해. 잘못했어. 내가, 내가 어제 먼저 기절해서 그래..? 미안해. 오늘은 안 그럴게. 잘 할게. "

 

저녁을 먹으러 나가자는 태형의 말에 지민은 덜덜 떨면서 무릎을 꿇었다. 태형이 먼저 나가자는 말을 하면 지민은 미쳐버릴 것 같았다. 멋 모르고 정말이냐고 되물은 날에는 발목이 비틀렸고, 지민은 나가자는 말에 응하면 어떻게 되는지 이미 알고 있었다. 태형은 지민을 일으켜주며 괜찮다고 말했지만 지민은 제게 웃어주는 얼굴이 무섭기만 했다. 나가지 않으려 버티는 지민을 현관까지 끌고 나온 태형은 겁에 질려 울먹이기 시작하는 지민이 귀엽기만 했다. 석진은 지민에게 이 집에서 나가는 날이 니가 죽는 날이 될 거라고 늘 말해주었지만, 막상 지금 나가자고 저를 끌어당기는 건 김태형이었다. 지민은 그런 태형이 무섭기만 했다.

 

제발. 제발. 이러지마. 잘못했어. 나가기 싫어. 제발. 문이 열리자 지민은 태형을 끌어안고 무너져 내렸다. 싫어. 들어 갈래. 나가기 싫어. 태형아. 싫어. 제발. 내가 잘못했어. 들여 보내줘. 가기 싫어. 다시 돌아가려 애를 쓰는 지민을 태형은 괜찮다며 집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고개도 들지 못하고 떨고 있는 지민을 차에 태우고 나서야 태형은 이제 그만 그치라며 눈물을 닦아주었다. 파랗게 질린 얼굴로 지민은 한참을 제가 잘못했으니 그만 들어가자고 울었다. 집에 가고 싶다고 우는 지민을 눈물이 그칠 때까지 달래 준 뒤에야 태형은 운전을 시작할 수 있었다.

 

지민은 정말로 밖에서 저녁을 먹었다. 차에서 내리기 싫다고 우는 지민을 또 한참이나 달랜 후에야 태형은 지민을 데리고 차에서 나올 수 있었다. 잔뜩 주눅이 들어있는 지민을 정말 괜찮다고 달래가면서 밥을 먹인 태형은 집에 돌아갈 때가 되서도 긴장을 풀지 못하는 지민이 좋았다. 창문에서 눈을 떼지 못하면서도 지민아, 하고 부르면 서둘러 제게로 눈을 돌리는 것도 좋았고,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시도때도 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쳤다 하는 것도 좋기만 했다. 그래서, 태형은 집에 돌아오자마자 지민의 다리를 망가뜨렸다.

 

 

 

6.

지민은 많이 아프냐고 제 뺨을 쓸어주는 손에 매달렸다. 열이 끓었고 마른 입술에선 앓는 소리 밖에 나오는 게 없었다. 지민은 발목의 인대가 끊겼다.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어도 잘못했다고 빌었고, 이러지 말라고 울었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버티고 버티던 지민은 태형이 그냥 넘어가 줄 생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서야 제 다리를 내주었다. 어차피 지민은 제가 태형을 이길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영구적인 장애가 생겼고, 지민은 언젠가 예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버렸다. 이제 정말 죽을 때까지 김태형에게서 벗어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태형은 지민이 사흘째 열이 내리지 않자 석진을 불렀다. 수액과 해열제만 가져온 석진은 발목에 감긴 붕대를 풀어보고는 미친놈이라며 욕을 했지만 태형은 이제야 좀 마음에 든다며 웃을 뿐이었다. 도망을 갔었냐는 물음에 태형은 박지민이 그럴 리가 없지 않냐고 석진을 비웃었다. 도망이라니, 박지민은 그 정도로 용기 있고 멍청한 사람이 아니었다. 태형은 지민이 조금 덜 똑똑하고 조금 더 용감하길 바랬다. 그랬다면 벌써 예전에 두 다리를 자를 수 있었을 텐데 아쉽기만 했다. 몇 번이나 기회를 줬지만 지민은 지금까지 한번도 제 손으로 현관문을 열지 않았다.

 

 

 

7.

지민은 항상 겁에 질려 있었다. 언제 다시 김태형이 뭔가를 자르려 할지 모른다고 생각하자 지민은 한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조금이라도 태형의 기분이 안 좋아 보이면 지민은 거슬리지 않으려 몸을 잔뜩 웅크리고 숨을 죽였고, 태형은 그런 지민을 억지로 일으켜 울리는 걸 즐겼다. 제대로 서있지도 못하는 지민에게 걸어보라며 무리한 일을 시키거나, 아직 다 아물지 않은 발목을 밟아 댔다. 지민의 입에서는 이제 사랑한다는 말이 아주 쉽게 나왔다. 태형이 심하게 굴 때면 지민은 잘못을 빌다 지쳐 사랑한다고 매달렸다. 괴롭히지 말아 달라고 하는 애원임을 알았지만 겁에 질린 목소리로 사랑을 입에 올리는 박지민은 너무 귀여워서 태형은 지민을 봐주기가 힘들었다.

 

태형아. 하지마. 하지마. 무서워. 이러지마. 말 잘 들을게. 잘할게. 제발. 이러지마. 싫어. 무서워. 무서워요. 안대 하나에 지민은 벌벌 떨면서 울고 있었다. 눈이 보이지 않는 건 너무 무서웠다. 태형이 제게 하는 짓은 정해진 선이 없었다. 안대를 매고 있는 사이에 제 팔다리가 잘려 나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늘 지민을 미치게 만들었다. 어둠을 극도로 무서워하는 지민이 너무 가엽고 불쌍해서 태형은 발목을 망가뜨릴 때 눈을 가리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검은 천 하나에 벌벌 떠는 지민이 너무 귀여워서 태형은 기어이 저를 붙들고 우는 지민의 눈을 가렸다.

 

" 사랑해. 사랑해요. 태형아. 얼굴, 얼굴 보고 하고 싶어. 제발. 사랑해. 태형아, 태형아. 제발요. "

 

박지민이 또 귀여운 짓을 했다. 두 손은 자유롭기만 했는데 겁을 잔뜩 먹고 울면서도 지민은 안아 달라는 듯이 팔을 벌리고 애원할 뿐 제 눈을 가린 천을 끌어내리지 못했다. 제게 사랑한다 애원하는 지민을 안아들고 침대로 가면서 태형은 잠깐 사이에 흠뻑 젖은 안대를 풀어주었다. 안대를 풀어주자 마자 지민은 태형의 목덜미에 제 얼굴을 묻고 떨어지지 않으며 태형을 끌어안았다. 사랑해. 태형아. 얼굴 보고 하자. 제발. 부탁이야. 태형은 제게 매달리는 지민을 기어이 떨어뜨려 두 눈에 키스를 해주었다. 짧은 키스 뒤에 다시 눈이 가려지자 지민은 숨이 넘어가라 울면서도 서둘러 태형을 끌어안았다. 그런 지민이 너무 귀여워서 태형은 이미 우느라 제대로 숨도 쉬지 못하는 지민의 안으며 제 욕심을 채웠다.

 

 

 

8.

" 산책 나갈까? "

 

나가자. 일어나, 지민아. 옷 갈아입어. 예쁜 얼굴이 일그러졌다. 금방 눈물을 뚝뚝 떨구면서 지민은 싫다고 마구 고개를 저었다. 이번엔 정말 다리가 잘려 나갈 것 같아서 지민은 미쳐버릴 것 같았다. 또 뭐가 마음에 들지 않은 건지 지민은 정답을 알 수가 없었고 웃고 있는 태형이 무섭기만 했다. 어제는 먼저 정신을 놓지 않았다. 커튼이 쳐진 창문을 쳐다본 적도, 현관 가까이 다가간 적도 없었다. 지민은 이유를 찾는 걸 그만두고 서둘러 태형에게 기어가 안겼다. 젖은 뺨을 부비며 가기 싫다고 여기 있겠다고, 여기 있게 해달라고 빌었다.

 

" 싫어. 나가기 싫어. 태형아. 싫어. 제발. 밖에 싫어. "

 

나는, 나 어차피 걷지도 못 하잖아. 나가도 아무것도 못해. 안 갈래. 싫어. 여기 있자. ? 나가기 싫어. 작은 손은 간절하게 태형의 셔츠 끝을 붙잡고 있었다. 지민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 주면서도 태형은 여전히 산책을 가자고 말했다. 정리되지 않은 말들을 쏟아내며 가기 싫다고 매달리던 지민은 태형이 품에 안긴 저를 일으켜 눈물을 닦아주자 억지로 저를 끌고 나가려는 줄 알고 더 서럽게 울기 시작했지만, 지민의 생각과 달리 태형은 지민의 눈물을 닦아주며 그렇게 싫으면 나가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었다. 태형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가 지민이 아무 말이나 쏟아내다가 나온 우리집, 때문이었다는 걸 지민은 눈치채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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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는 이게 마지막! 그래요 저는 변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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