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 얘들아 자꾸 지민이한테 말 걸지마. "

 

내보내 달라고 우느라 지민이 목이 다 쉬었잖아. 윤기는 제가 도움을 구하려던 게 마음에 들지 않는 듯했다. 어차피 지하실에 내려오는 사람들은 제가 매달리는 꼴이 귀엽다고 데리고 놀았을 뿐이라는 걸 지민도 알고 있었는데 윤기만 모르는 것 같았다. 조용히 있을게요, 잘못했어요. 다신 안그럴게요. 작은 오메가가 겁에 질린 채로 울먹였다. 바닥에는 방금까지 살아있던 남자가 피웅덩이를 만들어내고 있었고 지민은 윤기의 손에 아직도 칼이 들려 있는 걸 본 뒤였다.

 

" 안 그럴거지? "

 

피투성이인 손이 지민의 뺨을 만졌다. 확 끼쳐오는 비릿한 혈향에 정신이 나갈 것만 같았지만 지민은 열심히 그 손에 제 뺨을 부볐다. 안 그럴게요, 안 그럴게요. 잘못했어요. 다신 안 그럴게요.  얌전히 있을 게요. 제가 잘못했어요. 민윤기는 제가 개처럼 구는 걸 좋아했다. 손에 뺨을 부비거나, 구두를 핥거나, 납작 엎드려 애원하면 조금은 너그러워진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윤기는 무서웠다. 지민이 엉엉 울면서 윤기의 손에 묻은 피를 다 핥아내고 나서야 윤기는 웃으며 지하실을 나갔고 지민은 한참을 더 울다가 정신을 놓았다.

 

지민의 자리는 대부분 지하실 문 옆 귀퉁이였다. 남자들이 사람을 끌고 오면 지민은 겁에 질려 눈을 감고 귀를 막은 채로 떨고만 있었다. 비명소리도, 피비린내도 지민은 전부 무섭기만 했다. 윤기의 사람들은 할 일을 끝내고 나면 그런 지민을 놀리는 걸 소소한 즐거움으로 삼았는데 지민은 그걸 알면서도 늘 여기서 나가게 해달라고 애원했다. 나갈 수 없다는 걸 지민도 인정하기 싫었을 뿐, 모르진 않았다.

 

한번씩 윤기가 목줄을 풀어내 지하실 밖으로 데리고 나가는 날이면 지민은 대부분 침대에 묶여 윤기를 받아내야 했다. 팔려 온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서 지민은 착한 강아지가 되어 있었지만 지민은 그 뒤로도 한달이나 더 지하실에 묶여 있어야 했다. 지민은 창녀처럼 구는 걸 배우고, 개새끼처럼 구는 걸 배우고, 잘못을 빌고 용서를 받는 법을 배웠다. 이제 잘하네, 하고 처음으로 칭찬을 받았던 날 지민의 거처는 지하실에서 사창가로 바뀌었다.

 

 

02

" 그게 다야? "

 

김태형은 점점 더 자주 간다는데, 왜 너는 여기 오는 게 드물까. 윤기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지민은 본능적으로 윤기의 발치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김태형이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아요, 제가 밖에 나가는 걸 싫어해요, 의심받는 것 같아요, 생각해 뒀던 변명들은 윤기가 저를 창고로 끌고 들어온 순간부터 하나도 떠오르지 않았다. 언젠가 들킬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 금방일 것이라고는 생각해보지 못했다. 억지로 입을 열어봐도 나오는 건 멍청한 신음소리가 전부였다.

 

" 지민아. 정신 차려. "

 

다시 우리집에 끌려와서 묶이고 싶어? 윤기가 웃으며 물었고 지민은 나오지 않는 변명을 집어치우고 윤기의 다리 사이로 기어가 얼굴을 묻었다. 다행히 제 행동이 마음에 들었는지 윤기는 직접 바지 버클을 풀어 입에 성기를 물려주었고 지민은 윤기를 만족시키려 최선을 다했지만 곧 머리채가 붙들려 목 끝까지 범해져야 했다. 지민을 숨이 넘어갈 때까지 울리고서도 부족한지 기어이 제대로 하라며 손찌검까지 한 윤기는 지민이 잘못했다고 울면서 용서를 빌고 나서야 머리채를 잡은 손을 놔주었다.

 

 

03

" 지민아. 너야? "

 

왜 그랬지. 내가 너무 잘해줬나, 그래서 그 사람보다 내가 덜 무서웠어? 큰 손이 제 뺨을 쓸었다. 처음보는 싸늘한 김태형에 지민은 머리가 하얗게 변했다. 지민은 그제야 태형의 눈에서 광기를 읽었다. 김태형은 항상 다정하기만 해서 잊고 있었지만 결국 김태형도 민윤기와 동류였다. 지민은 이제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다. 민윤기가 가르쳐준 수 많은 것들 중에 김태형이 모든 걸 알게 됐을 때의 상황 같은 건 없었다.

 

" 도망갔으면 죽여버리려고 했어. 나가지도 못했겠지만. "

 

한밤중에 나가서 날이 밝고서야 돌아온 김태형은 이제 전처럼 다정하지 않았다.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하는 주제에 그게 당연하다는 걸 알면서도 상처받고 우는 제 자신이 지민은 한심하기만 했다. 태형은 지민에게 언제부터였는지, 왜 그런 일을 한 건지,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모두 알고 있어서 묻지 않았는지, 알고 싶지 않아서 묻지 않았는지 지민은 알 길이 없었고, 먼저 모든 걸 얘기할 용기도 없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윤기가 지민이 사다가 태형이한테 심어두는..

그러다가 지민이가 태형이를 좋아하고...윤기가 알게 되고..태형이가 속은 걸 알게되고..

그런 걸 쓰고 싶었습니당.. 제가 개떡같이 써도 여러분이 다 알아보실 거라고 믿어요 :)

짐총이라고 해놓은 거는 저도 아직  커플링을 잘 몰겟어서... 쓰다보면 다른애들도 나오겟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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